마라톤 영양섭취
마라톤은 단순한 체력 게임이 아닌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지구력 스포츠다. 그 중에서도 대회 전 무엇을, 얼마나, 언제 먹느냐는 경기력에 직결되는 핵심 전략 중 하나다. 마라톤 당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탄수화물과 수분을 제대로 로딩하고, 소화와 흡수를 고려한 타이밍에 맞춰 섭취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마라톤 대회 전 최적의 영양섭취 전략을 ‘탄수화물 로딩’, ‘수분 보충’, ‘섭취 타이밍’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상세히 정리한다.
탄수화물: 에너지의 연료를 채우는 전략
마라톤 전 영양 전략의 핵심은 바로 탄수화물 로딩(Carbohydrate Loading)이다.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글리코겐으로 저장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며, 이 글리코겐이 부족해지면 쉽게 ‘벽(Hit the Wall)’ 현상을 겪게 된다. 따라서 대회 전 최소 3일간은 고탄수화물 식단으로 글리코겐을 최대한 충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고탄수화물 식품에는 흰쌀밥, 파스타, 감자, 고구마, 바나나, 식빵 등이 있으며, 이들 식품을 하루 총 섭취 열량의 70%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체중 60kg인 러너의 경우, 하루 약 400~500g의 탄수화물을 목표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단순히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화가 잘 되고 지방이 적은 음식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튀김류, 고지방 육류, 지나치게 당분이 많은 디저트류는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마라톤 하루 전날 저녁 식사는 과식보다는 평소보다 약간 더 많은 정도로 유지하고, 탄수화물 위주 식단을 유지하며 수분 섭취도 함께 병행해야 글리코겐 저장이 극대화된다.
수분: 탈수를 막는 사전 준비
많은 러너들이 간과하는 것이 수분 보충의 중요성이다. 마라톤 중 탈수가 발생하면 체온 조절이 어렵고, 심장 박동이 불안정해지며 퍼포먼스가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여름철 마라톤이나 햇빛이 강한 날에는 체내 수분 손실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대회 전 수분 관리는 경기 2~3일 전부터 충분히 시작되어야 한다. 하루에 최소 2~3L의 수분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고, 단순한 생수뿐 아니라 전해질이 포함된 스포츠 음료를 병행하는 것도 체내 나트륨, 칼륨 보충에 효과적이다.
단, 하루 전날 밤부터는 과도한 수분 섭취는 피해야 한다. 잠자는 동안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어 수면 질이 떨어질 수 있고, 아침에 배가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당일 아침에는 약 500ml의 물이나 스포츠음료를 소량씩 나눠 마시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카페인 음료는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 커피나 에너지음료는 이뇨작용이 있어 체내 수분을 빠르게 배출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에 마시던 정도만 유지하거나 경기 1~2시간 전까지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타이밍: 먹는 시간도 전략이다
마라톤 대회 당일, 언제 무엇을 먹느냐는 컨디션 유지와 소화 부담 감소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침 식사는 경기 3시간 전쯤에 마치는 것이 일반적이며, 탄수화물 위주의 가볍고 소화 잘 되는 식사를 해야 한다.
대표적인 아침 식사 예시로는
- 흰식빵 2장 + 바나나 1개 + 스포츠음료
- 흰쌀죽 + 삶은 달걀 흰자
- 오트밀 + 꿀 + 바나나 + 미지근한 물
등이 있다.
당일 아침에는 지방과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치즈, 우유, 견과류, 고섬유질 시리얼 등은 소화시간이 길고 위장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경기 15~30분 전에는 작은 양의 에너지젤, 바나나 반 개, 스포츠음료 한 모금 정도로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다. 다만, 새로운 음식을 실험적으로 섭취하기보다는 평소 연습 때 익숙한 음식만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전략이다.
경기 직전에는 물도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한두 모금 정도로 마무리해야 복부 팽만을 막고 뛰는 데 불편함이 없다.
마라톤 대회는 단순한 체력 싸움이 아니다. 탄수화물 로딩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수분을 체계적으로 보충하며, 섭취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이야말로 완주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전략이다. 경기에 임하기 전 며칠 동안의 식사와 물 섭취가 실제 경기 퍼포먼스를 좌우하기 때문에, ‘내 몸에 맞는 루틴’을 평소부터 찾아두고 대회 전에는 이를 철저히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이 준비되면, 몸도 마음도 레이스를 이겨낼 수 있다.